주택 공사의 성공과 실패, 시작이 중요하다

주택 공사의 성공과 실패

이번 글에서는 10여년 전 진행했던 주택공사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주택 공사의 성공과 실패는 작은 차이에서 결정됩니다.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그 프로젝트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모든 작업이 항상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보기도 하고, 고객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듣기도 합니다. 반면에 작은 공사가 큰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행운을 누리기도 하고, 사소한 실수 하나로 고객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주택 공사의 어려움

개인적으로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가장 까다롭다고 느꼈던 분야는 주택 공사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디자이너들은 주택이 가장 어렵다고 말합니다. 주택 공사가 상업공간이나 업무공간 공사에 비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택은 개인의 취향과 생활 스타일에 맞춰야 하므로, 고객의 요구가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 일반적으로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효율적인 설계와 배치가 필요하므로 디자이너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 건축법 및 주거관련 규제가 많아 설계와 시공에 제약이 많습니다.
  • 개인의 예산이 다양하고,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관리가 어렵습니다.
  • 공사 중 민원 발생이 많으며 소음과 불편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개인 공사의 어려움

계약 주체가 기업인지 아니면 개인인지도 프로젝트 진행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인을 대상으로 한 계약의 경우 사소한 의견차이로 충돌이 생길 우려가 많습니다. 개인 공사의 어려움은 아래와 같습니다.

  • 개인 고객은 예산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견적서에 명시된 내용 이외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개인 공사시 감정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여 디자인 선택시 변수가 많이 발생하고 결정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공사비, 특히 잔금 결재가 미뤄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 하자보수 기간이 지났음에도 무리한 하자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회사들은 대부분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곳들이어서, 주로 기업 고객을 상대로 일했기 때문에 개인 공사를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약 10년 전, 제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작은 회사에서 OO회사를 운영중인 회장님의 주택 공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이 프로젝트는 제 인테리어 경력에서 가장 힘들었던 작업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난관들

프로젝트는 증축 허가를 위한 건축사의 선행 작업 후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는 순서로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회사 대표가 건축주에게 건축사를 직접 소개하겠다며 턴키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후에 여러 문제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실측과 도면 작업은 우리가 진행하고 대관 업무만 건축사를 통해 처리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수수료로 이익을 남기려는 계획이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경계측량과 현황측량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고, 한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대관 업무가 2개월이 넘도록 지연되었습니다.

거짓말이 부른 연쇄 반응

대표는 이러한 지연 사유를 건축주에게 솔직히 알리는 대신 허가가 이미 났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져 갔습니다. 허가 취득 후 공사가 시작된 뒤에도 문제는 계속되었습니다. 건축주의 불법 증축 요구, 하도급 업체의 잠적 등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선택의 딜레마

건물 외관 마감재 선정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제안한 대리석으로 결정했으나, 건축주의 지인이 대리석은 단가가 높고 관리가 어려운 단점을 이유로 화강석을 추천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수없이 다른 석재 샘플을 제시했지만 결국 건축주는 대리석의 품질에 화강석의 가격을 요구했고, 대표는 이를 수용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석재공사가 차지하는 부분이 전체공사의 20% 이내였고 추가공사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대표 나름의 계산이 있었지만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진 않았습니다.

연이은 지연과 위기

공사 기간은 계속 연장되었고, 현장소장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인해 제가 직접 현장을 관리해야 했습니다. 준공 허가 취득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서류가 반려되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었습니다.

마무리되지 않은 이야기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지만, 잔금 정산 과정에서 또다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건축주의 추가 요구사항, 잔금 지불 지연 등으로 인해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고, 만 3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다툼의 결과를 보지 못한 채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모든 과정이 꼬이게 되고, 그 매듭을 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올바른 시작은 올바른 결과를 약속하지만, 그릇된 시작은 좋지 않은 결말을 초래합니다.

지나고 나서 후회하기보다는, 그 순간이 바로 개선의 적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저는 정직함, 명확한 의사소통, 그리고 철저한 계획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프로젝트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면 인테리어 업체나 고객 모두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인테리어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는 바로 기본을 지키는 시작에 달려있습니다.

다음글 : 효율적인 홈 오피스 꾸미기

design grey의 다양한 소식을 원하신다면 다른 채널을 둘러보세요

Leave a Comment